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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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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화웨이

"미국의 모든 법률을 준수하겠다."



중국 최대 통신업체 화웨이가 미국이 정한 모든 법률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사회의 ZTE 제재를 의식한 발언으로 중국 화웨이는 현재 미국, 호주, 한국 등에서 국가 보안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중국 분쟁으로 번진 'ZTE' 사태


미국 상무부가 앞으로 7년 동안 미국 회사들이 중국 ZTE에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팔지 못하도록 금지시킨 데 이어 FCC(미국연방통신위원회)도 자국 통신망 보안에 위협이 되는 중국 화웨이와 ZTE의 장비·서비스 구매를 금지하는 규정을 통과시켰다. ZTE는 지난해 미국의 재화와 기술을 불법적으로 이란에 선적하는 등 제재를 위반해 11억 90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당시 미국 상무부는 제재 위반에 가담한 ZTE 직원 35명에게 상여금 삭감 또는 견책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지만, ZTE가 오히려 이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자 추가 제재를 가한 것이다. 


4월 19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ZTE는 2025년 3월 13일까지 약 7년간 미국에서 제조된 제품을 구입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매출 비중이 큰 ZTE는 세계 최대 모바일 칩셋 제조사인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셋 사용도 금지됐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통신장비의 백도어(Backdoor, 인증되지 않은 사용자가 컴퓨터의 기능을 무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에 몰래 설치한 통신 연결 기능)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ZTE에 대해 추가 제재를 가하면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강자인 ZTE의 성장은 한동안 멈추게 됐다.




2019년 1월 8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켄 후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프랑스 저널 르 주르날 뒤 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화웨이에 ZTE와 같은 처벌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화웨이는 미국, 유럽, UN이 정한 모든 법률과 규정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ZTE는 또 다른 중국 통신장비·스마트폰 제조사로 앞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어기고 이란과 북한에 통신장비를 불법 수출해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중단되는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후 CEO의 말과는 달리 화웨이는 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지난 4월 미국 법무부의 조사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당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조사가 표면적으로는 대이란 제재 위반이라는 명목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 ICT업체의 스파이 행위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견제로 볼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만약 화웨이가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게 된다면 이는 치명상이 될 수 있다. 화웨이는 미국 기업으로부터 스마트폰 운영체제, 칩셋 등 핵심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화웨이는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수출을 앞두고 최고 기술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음에도 미국, 호주, 한국 등에서 불안정한 입지를 갖고 있다. 바로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각국 정보기관들은 '모든 조직과 시민들은 법률에 따라 국가 정보 작업을 지원하고 협조하며 협력해야 한다'는 중국 법에 근거해 화웨이 5G 장비 도입이 호주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특성상 정부가 화웨이 통신 장비에 대한 감청을 요청할 경우 화웨이가 이를 거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최근 불거진 국내 이동통신사의 화웨이 5G 장비 도입과 관련한 논란과 같은 맥락이다.

화웨이는 같은 이유로 올해 초 이동통신사 AT&T와 손잡고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려는 계획을 거둬야 했다. 미국 정부의 반 중국 정서가 강화되면서 결국 자급제 출시로 선회했는데 결과적으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얼마 뒤 리처드 위 화웨이 CEO가 "화웨이는 미국이 없어도 세계 1등이 될 것"이라며 분노를 표출했지만 이는 역설적이게도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한 발언이라고 평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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